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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노병은 죽지 않는다

작성자
강동현
작성일
2021-07-14
조회수
1,909

경기일보 천자춘추 : 2021.6.28. (지면, 6월 29일 13면)


URL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69425



“Video Killed the radio star”


42년 전 발표 된 영국 팝 가수 ‘버글스’의 노래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미디어와 콘텐츠의 변천사를 얘기할 때,

끊임없이 인용되어온 유명한 노래 제목이다.


지금 비디오라는 주어를 모바일이나 유튜브로 바꾸고,

라디오라는 목적어를 비디오로 치환한 뒤 노래를 불러 봐도

문장 자체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혹자는 말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시대가 왔다고,

그래서 이제는 활자나 소리 중심의 전통적인 콘텐츠는 점점

도태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전통의 콘텐츠들이 그 유통 형태만 달리할 뿐, 죽지 않는 노병처럼 다양한 창작의 토양으로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노병은 흔히 얘기하는 OSMU(one source multi-use), 즉 웹툰이나 게임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로의 확장을 위한 기초체력인 것이다.


한편으로, 40년 전부터 라디오 스타가 죽었다고 하는데, 2021년 오늘에도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젊은 시청자들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라디오 서비스인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한다.


생각해 볼 부분으로, 많은 이들이 요즘 유튜브를 보지 누가 글을 읽느냐고 하는데, 국내 최대의 디지털 콘텐츠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문피아’라고 하는 국내 3위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라고 하며, 그 가치가 무려 3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금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는 유튜브의 숏폼콘텐츠이며, 콘텐츠의 미래는 메타버스라고 한다.

언젠가는 ‘메타버스 킬 더 유튜브 스타(Metaverse Killed the Youtube star)’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때에도 유튜브를 성공으로 이끈 숏폼콘텐츠도 또 한 명의 노병이 되어 새로운 콘텐츠 창작의 기반이 될 것이다.


콘텐츠에 있어서 노병은 죽지 않으며,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 형태를 달리하며 끝없이 진화할 뿐이다.


-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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